‘코인 전문 투자기관’이 찜한 코인은?

By 매일경제   Posted: 2021-08-30

암호화폐(코인)에 투자는 하고 싶은데 정작 어떤 코인에 투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전 세계 코인이 1만1400여개나 된다니, 혼란이 가중된다. 선택이 어려울 때는 다른 투자자는 어떤 코인에 주목하고 있는지 참고해보면 좋다. 특히 코인 프로젝트에 전문 투자하는 벤처 투자기관, 이른바 ‘크립토 벤처(CV·Crypto venture capital)’들이 어떤 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5개: 비트코인·이더리움

▷부동의 시총 1·2위 코인

전 세계에는 수백 개가 넘는 크립토 벤처가 있다. 규모가 크고 명성이 높은 CV 중 코인 포트폴리오를 공개한 5곳, 판테라캐피탈(Pantera Capital),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 블록체인캐피탈(Blockchain Capital), 코인베이스벤처스(Coinbase Ventures), 폴리체인캐피탈(Polychain Capital)의 투자 내역을 살펴봤다.

이들은 모두 디지털 자산 운용액이 수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CV들이다. 판테라캐피탈이 총 46개 코인에 투자, 가장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했고 알라메다리서치(43개), 코인베이스벤처스(32개), 폴리체인캐피탈(20개), 블록체인캐피탈(16개) 역시 다양한 코인을 사놨다.

5개 CV가 모두 투자하고 있는 코인은 두 개뿐이다. 모두가 짐작 가능한 결과. 바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모든 코인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코인이다. 코인도 주식처럼 시가총액이 있다. 발행돼 거래 중인 코인 개수와 해당 코인 가격을 곱한 값이다. 시총이 클수록 많은 투자자가 투자했고 높은 가치를 부여한 코인이다. 시총이 큰 코인을 흔히 ‘메이저 코인’, 주식 시장 우량주에 빗대 ‘우량 코인’이라고도 부른다.

8월 26일 오후 12시 기준, 비트코인 시총은 9209억달러(약 1071조원)에 달한다. 암호화폐 전체 시총(약 2조500억달러)의 44%에 육박한다. 최근 한 달 거래량 역시 6353억달러로 모든 코인 중 가장 많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뒤를 잇는 시총 부동의 2위 코인이다. 지난 8월 5일 런던 하드포크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몸집을 더욱 불려나가는 중이다. 시총은 3787억달러(약 440조원) 정도다.

▶4개: 컴파운드

▷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각기 투자한 코인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5곳이 공통적으로 디파이(Defi·탈중앙금융) 서비스와 플랫폼에 쓰이는 코인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디파이는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중개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이용 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거래소 없이도 코인을 상장하고 매매할 수 있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가상자산을 담보로 암호화폐를 빌려주는 대출 서비스 등이 각광받는다.

컴파운드(COMP)는 비트코인·이더리움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CV가 공통적으로 투자한 코인이다. 블록체인캐피탈을 제외한 4개 CV 포트폴리오에 컴파운드가 담겨 있다.

컴파운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디파이 대출 플랫폼 중 하나다. 코인을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일정 이자를 내고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올해 8월 기준 컴파운드에 예치된 코인 자산은 183억달러, 지금까지 대출해준 코인은 82억달러에 달한다. 컴파운드 시총은 23억달러로 전체 코인 중 57위다.

컴파운드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컴파운드 이용자가 예치한 코인을 ‘단일 풀’에 합쳐 대출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P2P 방식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율은 코인 수급에 따라 결정된다. 풀에 있는 자산 대부분이 차입됐을 경우 더 많은 자금을 예치하기 위해 알고리즘에 따라 이율이 높아진다. 반대로 풀 내 자산이 거의 대출되지 않을 경우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이율이 낮아지는 방식이다.

▶3개: VC의 ‘디파이’ 사랑

▷에이브·유니스왑·스시스왑 등

5곳 중 3곳 CV가 똑같이 투자한 코인은 총 7개다. 폴카닷(DOT), 유니스왑(UNI), 파일코인(FIL), 스시스왑(SUSHI), 연파이낸스(YFI), 에이브(AAVE) 그리고 제로엑스(ZRX)다. 이 중 폴카닷과 파일코인을 제외한 5개 코인이 디파이 관련 코인이다.

‘에이브’는 컴파운드와 마찬가지로 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업계 1위는 에이브다. 8월 기준 예치 자산이 240억달러로 컴파운드보다 많다. 시총도 에이브(49억달러, 30위)가 컴파운드(23억달러, 57위)보다 크다.

‘유니스왑’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탈중앙화 거래소다. 유니스왑은 이더리움과 이더리움을 활용해 만든 유틸리티 토큰인 ‘ERC-20 토큰’ 간의 교환 거래를 용이하게 하도록 설계됐다. 코인 개발자는 본인이 개발한 이더리움 유틸리티 토큰을 유니스왑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 신생 유틸리티 토큰의 거래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유니스왑 네트워크상에서 이뤄지는 거래인 덕분에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특별한 상장 심사나 상장 요건이 없다. 당연히 실명계좌도 필요 없다.

폴카닷·파일코인도 3곳씩 투자

‘스시스왑’도 유니스왑과 똑같은 역할을 하는 탈중앙 거래소다. 유니스왑(시총 160억달러), 팬케이크스왑(CAKE, 54억달러)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규모가 큰 탈중앙 거래소(15억달러)다.

‘제로엑스’는 유니스왑이나 스시스왑 같은 탈중앙 거래소가 잘 굴러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코인이다. 즉 탈중앙 거래소와 거래소 사이 거래를 잇는 ‘중개인’이라고 보면 알맞다. 예를 들면 유니스왑의 매수 주문과 스시스왑의 매도 주문 체결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시총은 9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100위권이다.

폴카닷과 파일코인 역시 마찬가지로 3곳의 CV가 공통적으로 투자한 코인이다.

‘폴카닷’은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면 전 세계 시총 7위(258억달러)에 해당하는 메이저 코인이다. 이더리움 초기 공동 창업자 ‘개빈 우드’가 이끄는 코인 프로젝트로, 제각기 다른 여러 코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을 목표로 한다.

‘USB 허브 포트’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현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사용자와 비트코인 네트워크 사용자 사이에 데이터 교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폴카닷이라는 ‘허브’에 코드를 꽂으면 서로 다른 블록체인이 호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폴카닷 프로젝트의 목표다.

‘파일코인’은 분산형 클라우드를 실현하기 위한 코인 프로젝트다. 파일코인 사용자는 다른 사용자 컴퓨터의 남는 하드디스크 공간을 활용해 파일을 저장하고 열람할 수 있다. 남는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많이 공유할수록 보상으로 파일코인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비슷한 코인으로는 비트토렌트(BTT), 시아코인(SIA) 등이 있다. 파일코인도 메이저 코인 중 하나다. 시총 73억달러로 전체 24위에 랭크돼 있다.

마지막으로 딱 2곳 포트폴리오에서만 겹쳤던 코인들도 마저 소개한다. 루나(LUNA, 시총 16위), FTX토큰(FTT, 32위), 메이커(MKR, 41위), 신세틱스(SNX, 73위), 오디어스(AUDIO, 92위) 등이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4호 (2021.09.01~2021.09.07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