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치고 나가는 캐나다…미국 움직일까

By 디스트리트 뉴스팀   Posted: 2021-03-11

캐나다가 제도권 비트코인 금융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캐나다 금융당국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데 이어 최근 한달새 2건을 연이어 승인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캐나다발 비트코인ETF는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미국 기업이 장악하던 암호화폐 펀드 시장을 위협하는 중이다. 이에 향후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ETF가 출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캐나다, 한달새 비트코인 ETF 3건 승인…투자자금 몰려

캐나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 ETF는 기관 투자자들을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에 끌어들이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지만 미국에서는 ‘사기 및 시장 조작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번번히 반려됐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ETF가 처음으로 승인·출시된 후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그동안의 수요를 반증하는 모양새다.

캐나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는 지난달 12일 퍼포스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ETF인 ‘퍼포스 비트코인 ETF(BTCC)’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ETF의 포문을 열었다. BTCC는 코인데스크 산하 데이터 기업 트레이드블록의 XBX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BTCC는 18일 토론토증권거래소(TSX) 증시에 상장, 거래 개시 1시간만에 8000만달러(한화 약 886억원) 이상 거래됐다. 출시 1주일이 지난 후에는 5억6400만달러(한화 약 6430억원)가 거래되면서 순항 중이다.

OSC는 BTCC를 승인한지 하루만인 13일 이볼브펀드그룹의 ‘이볼브 비트코인 ETF(EBIT)’도 승인했다. EBIT는 암호화폐 데이터 기업 CF벤치마크에서 제공하는 ‘CME CF 비트코인 레퍼런스 레이트(BRR)’ 지수를 추종한다. 거래를 시작한 17일(현지시간) 약 1450만달러(한화 약 166억원) 어치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캐나다 금융당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달 초 세번째 비트코인ETF 상품을 승인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씨아이글로벌자산운용(CI GAM)은 TSX에서 자사 비트코인ETF인 ‘씨아이 갤럭시 비트코인(BTCX)’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CI GAM의 모기업인 씨아이파이낸셜은 총자산이 약 2318억캐나다달러(한화 약 208조9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자산운용사다. BTCX는 미국 달러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을 산출하는 ‘블룸버그 갤럭시 비트코인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로 9일(현지시간)부터 TSX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씨아이파이낸셜은 지난 12월 출시한 ‘CI 갤럭시 비트코인 펀드’를 ETF 상품에 통합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25일 TSX에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HX) 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ETF 흥행에 펀드 수요는 급감…미국 움직일까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ETF를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자 반대로 암호화폐 펀드는 되려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기존에 암호화폐 펀드에 몰렸던 기관 투자자 수요가 ETF로 쏠린게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암호화폐 펀드 기업이 주로 소재한 미국 등 국가에서도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투자펀드사 그레이스케일은 11일 자사 비트코인 신탁(GBTC)에 대해 신규 투자 유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GBTC가 그레이스케일이 보유 중인 BTC 가격보다 15% 이상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 탓이다. 앨리엇 존슨 이볼브 ETF 관계자는 비트코인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3대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기 전 40% 수준이던 GBTC의 프리미엄은 현재 -10%수준”이라면서 “소비자들이 GBTC의 폐쇄형 신탁구조보다 기초 자산의 순자산가치(NAV)에 더 가깝게 가치가 유지되고 운용구조가 투명한 비트코인 ETF를 선호하는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캐나다에 이어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ETF를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캐나다의 최근 행보를 ‘조용한 쿠데타’라고 표현하며 미국에서 ETF를 출시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매체는 금융자문사 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시 대표의 “미국에는 아직 비트코인 ETF가 없다니 정말 당황스럽다”면서 “혁신을 수용하는 것과 적절한 투자자 보호를 보장하는 것 사이에는 어려운 균형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전문가인 게리 갠슬러 위원장을 증권거래위원회(SEC) 초대 위원장으로 지명한 소식이 미국 내 비트코인 ETF 출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SEC에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를 상장하겠다는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SEC는 45일 이내에 승인 여부 혹은 검토기간 연장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김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