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엘비알와이(LBC)의 발행사인 엘비알와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게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기소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엘비알와이(LBRY)는 블록체인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 운영사로 이번 기소에 대해 SEC가 시대에 뒤떨어진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양자의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사이에 법적 리스크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SEC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LBRY가 등록되지 않은 증권을 판매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SEC는 “동영상 공유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LBRY가 발행한 암호화폐 엘비알와이 크레딧(LBC)을 미국 투자자를 비롯한 수많은 투자자에게 판매했다”며 “LBRY는 증권 판매에 대한 등록 명세서를 제출하지 않아 면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기소 배경을 밝혔다. 이를 통해 LBRY가 달러, 비트코인 등으로 1100만달러(한화 약 124억5000만원)에 상당하는 이익을 취했다는 설명이다.
SEC의 기소에 LBRY는 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레미 코프먼 LBRY 최고경영책임자는 디크립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LBRY에 대한 SEC의 제소는 혁신, 접근성, 창의성을 억압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경제관을 반영한다”며 “LBRY가 법을 준수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EC 제소에서 정한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토큰이 증권으로 간주돼 업계에 불확실성과 혼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자의 법리적 다툼에 투자자는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LBC 거래량의 대다수는 업비트에서 일어나고 있어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짊어질 리스크가 더 크다. 이럴수록 관련 정보가 투자자들에게 잘 전달돼야 하는데 업비트의 프로젝트 공시나 공지사항에서는 해당 내용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LBC의 가격도 SEC의 기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SEC의 기소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기보다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비트는 이에 대해 “공지사항이 올라오기 전에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암호화폐 LBC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오전 9시 22분 기준으로 전날 대비 4.21% 하락한 296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