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아트라는 신세계 ① NFT 기술이 예술에 가져올 혁신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란 고유의 토큰 하나에 고유의 자산(물건)을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고유의 주민등록번호로 고유의 한 사람이 연결된 것을 상상하면 쉽다. NFT 기술을 통해서 우리 주변의 물건을 토큰과 연결한다면, 그 누구도 남의 것을 자신의 것이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블록체인이라는 누구나 정보를 볼 수 있는 분산원장에 그 사실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플의 NFT 작품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785억원에 낙찰되면서 NFT 아트에 이목이 쏠렸다. 화제가 된 이 NFT 기술이 현재 미술시장에 어떤 혁신의 바람을 가져왔는지 한 번 둘러보자.

전시 현장감보다 모니터 속 자유로운 감상에 ‘무게’
전통 미술 시장에서는 갤러리 환경에서 관람객과 작품이 어떻게 소통하는지가 중요했다.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회화 작품, 조각 작품이 주류였으며, 미디어 작품도 갤러리 내 현장감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NFT 아트는 관람자가 수동적으로 컴퓨터 모니터의 제한된 환경에서 작품을 관람하기 때문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컴퓨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JPEG, MP4, GIF 등 파일로 미술품 형태가 바뀌었다. 대신 관람자가 원할 때 언제 어디서든지 자유롭게 작품을 체험하는 형태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작품 원본의 개념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작품의 원본이 하나만 존재하였다. 비슷한 원본이 여러 개 존재하는 판화 작품도 미세한 차이 때문에 원본은 각각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미술품의 형태가 컴퓨터 파일로 바뀌면서 쉽게 똑같은 작품을 재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작품을 판매할 때도 딱 하나가 아닌, 다수의 복사본을 파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나의 작품의 복사본을 다수 발행하여 작품에 대한 권리를 저렴하게 나눠서 파는 것이다. 이 신선한 다수 원본 판매는 현재 NFT 아트 판매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다수의 원본이 존재한다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가 있는데, 이 문제를 NFT가 해결해준다. 원본이 10개라면 10개 모두 각각의 고유 토큰이 부여되기 때문에 복사본 모두 원본의 고유성을 인정받는다. 작품의 거래 이력도 투명하게 공개되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암호화폐, 예술품 구매를 혁신하다
또한 구매 방법도 새로워졌다. 갤러리에 방문해서 계약서를 쓰고 작품을 인도받는 형식이 아니라, 웹사이트에서 클릭 한 번으로 구매를 한다. 계약서의 기능은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 기술이 대체한다. 그뿐만 아니라 미술품 경매 또한 ‘Opensea’ 또는 ‘Super Rare’ 같은 웹사이트에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타인이 소유 작품에 가격을 제시하고 판매를 권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작품 구매가 이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성화되면서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창작에 나서게 하는 촉매가 되고 있다. 전 세계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기존 아티스트들이 NFT 아트를 주목하고 있다. 신진 디지털 아티스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웹사이트에 작품을 올려 평가받고 이에 기반해 작품의 수준을 높이면서 전 세계를 무대로 창작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또 다른 파격적인 변화는 작품 구매 시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화폐(암호화폐)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NFT 아트 시장의 규모 증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다행히 암호화폐 가격 상승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
작품 쓰임새도 다르다. 작품을 사고 나서도 다른 쓰임새를 보이는데, 집에 걸어놓기보다는 스크린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디지털 소유권을 가진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디지털 가상 갤러리 플랫폼도 이미 출시되어 있다.
이처럼 NFT 아트는 전통 시장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부터 차례대로 개발자, 작가, 관람자, 그리고 정부의 관점에서 보는 NFT 아트의 신세계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다음화에서는 컴퓨터가 그린 NFT 아트가 어떻게 수억원을 호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
[이승희 엑시 인피니티 한국 CM]

이승희 CM은 예술과 블록체인이 접목된 NFT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인물이다. 예고 졸업 후 자연스레 미대에 입학했지만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미술시장에 한계를 절감하고 경영대로 전향했다. 이후 2017년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하고 2019년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들었으며 현재는 NFT 게임의 선도 주자로 꼽히는 엑시 인피니티의 한국 커뮤니티를 담당하고 있다.